【 복음 묵상 】3월 12일 사순 제3주간 금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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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사순 제3주간 금요일-마르코 12,28ㄱㄷ-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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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율법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그러자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그분은 한 분뿐이시고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시니,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고 이르셨다. 그 뒤에는 어느 누구도 감히 그분께 묻지 못하였다. (마르 12,28ㄱㄷ-34)


<이제야 알겠습니다.>

수도자로 양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형제들에게 요구하는 몇 가지 작업이 있습니다. 그 가운에 하나가 ‘영적자서전’입니다. 지금까지의 내 삶 안에서 펼쳐져왔던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서술하는 것입니다.

영적자서전을 다 쓰고 난 한 형제가 이런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인생길이었지만, 돌아보니 굽이굽이 어느 한곳 하느님 사랑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지금까지 나 혼자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는데, 크게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로지 그분 사랑 때문에 지금 내가 여기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형제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니, 저 역시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은 오로지 나의 역사라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 인생은 가만히 분석해보니 ‘하느님 사랑의 역사’였습니다.

철저하게도 부족한 나, 정말 보잘 것 없는 나, 쥐뿔도 내세울 것이 없는 나, 너무도 부당한 나임에도 불구하고 무한한 인내와 사랑으로 참아주신 하느님 사랑의 역사가 제 지난 삶이었습니다. 그분 자비가 아니었더라면, 그분 연민의 눈길이 아니었더라면, 그분 사랑의 손길이 아니었더라면 단 한 순간도 서있을 수 없었던 날들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지는 일생일대의 과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 사랑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우리를 향한 그분 사랑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를 가늠해보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요청입니다. 그런데 그분이 어떤 분인지도 모르면서, 정확한 실체도 파악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그분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그분을 안 만큼, 이해한 만큼 더 그분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더 알게 되는 그 순간, 그분의 정체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순간, 그분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더 한층 깊어질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하느님 사랑을 파악한 사람만이 ‘제대로 된’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참으로 다양한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때로 그 사랑이 용광로보다 더 뜨겁고 강렬합니다. 때로 너무나 절절합니다. 때로 눈물겹습니다.

그러나 때로 필요한 순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차가운 사랑, 냉정한 사랑도 보내십니다. 때로 우리가 교만의 늪에 빠져있을 때, 때로 우리가 착각 속에 기고만장해있을 때, 때로 우리가 나태해져 있을 때, 하느님께서는 고통이라는 사랑의 매를 드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 모든 것이 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돌아보면 참으로 다양한 순간들이 우리 삶을 스쳐지나갔습니다. 성공의 순간, 기쁨의 순간, 환희의 순간... 그러나 때로 실패의 순간, 슬픔의 순간, 절망의 순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우리에게 필요했었습니다. 그 모든 국면들은 다 하느님 사랑의 발로였다는 것을...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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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양승국 신부님 매일 묵상글은 가톨릭 인터넷 굿 뉴스 오늘의 묵상 방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방에 가시면 매일 풍성한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접속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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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모 짧은 생각

"...,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느님의 나라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내 이웃이 하느님 나라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오늘 만나는 모든 이에게서 하느님을 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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